시마바라의 난에 참가하였던 아마쿠사 마을들은 황폐해졌고, 이후 새로운 영주에 의하여 재건되어 갑니다. 한편으로 봉기에 참가하지 않았던 마을 중에서 몇몇 곳들에서는 난 이후에도 은밀히 신앙이 계승되어 옵니다.
현재, 복잡하게 뒤얽힌 모양의 바다의 만 일대에, 아름다운 교회들이 솟아있는 사키츠 마을은 그 중 하나 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금교의 시대에 신사와 공생하는 방식으로 신앙을 계승해 갔습니다.
시마바라의 난 이후, 난에 참가하였던 아마쿠사의 마을들은 시마바라 반도와 마찬가지로 황폐화 되었습니다. 아마쿠사의 영주가 바뀌었고, 새로운 영주는 뿔뿔이 흩어진 영내의 백성들을 다시 모으고 새로운 전답을 개간하였으며, 토미오카성의 재건 등에 착수했습니다. 그 후, 아마쿠사는 막부 직할의 영지가 됩니다.
부흥이 진행되는 한편, 각지에서는 사원이 지어지고 백성들은 반드시 어딘가의 사원의 단가(절에 속하여 시주를 하여 절의 재정을 돕는 집)가 되어야 하는 ‘사청제도’도 시작됩니다. 각각의 마을의 촌장의 집에서는 정기적인 ‘에부미’가 행해졌고 크리스트교 금교제의 반포문이 마을에 붙여지는 등 생활의 구석구석까지 철저한 단속이 이루어집니다.
당시, 이러한 종교통제는 아마쿠사 뿐 만 아니라 막부에 의하여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은밀히 신앙을 이어오고 있던 지역이 있었습니다.
아마쿠사의 굽이굽이 복잡한 요카쿠만의 주변에 위치한 사키츠 마을은 그 중 하나 입니다. 많은 주민들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에도시대에는 해로가 아니면 통행도 여의치 않은 동떨어진 지역이었습니다. 외부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었던 이 마을의 크리스천은, 겉으로는 불교도로 꾸미면서 몰래 세례와 오라쇼를 전승해 왔습니다.
독자의 신도조직도 운영하였고 마을의 장로가 ‘미즈카타’라고 불리는 지도자가 되어 아이들이 태어나면 세례를 하거나 불교식 장례가 있을 때에는 ‘쿄우케시(불교 장례식에서 불교의 승려의 의식이 끝난 후 불경문의 효과를 없애기 위한 의식)’를 행하거나 했다고 합니다.
사키츠의 잠복 크리스천은 전복껍질이나 한푼 짜리 엽전, 거울 등을 성기로서 신앙하는 한편 마을을 내려다 보는 산의 경사면에 세워진 사키츠스와 신사도 소중하게 여겨왔습니다. 이 신사에 잠복 크리스천이 참배할 때에는 ‘안멘리유스(아멘, 데우스)’라고 외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스스로의 신앙과 신사의 양식을 잘 접목하면서 공생해 갔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805년, 사키츠를 비롯하여 이마토미, 오오에, 타카하마까지 4군데 마을의 잠복 크리스천들이 종교사상 이상자로서 적발됩니다. 이들 마을에서 강연회라고 칭하며 밤에 모이거나, 신사 앞에서 이상한 참배를 하는 풍습이 있는 듯 하다고 나가사키 봉행소(막부 시대의 행정사무소)와 에도 막부에 보고 된 것입니다. 그 결과 5천명 정도가 적발되게 됩니다.
단 그들은 크리스천으로서가 아니라 ‘종교에 대한 태도가 이상한 자’들로서 적발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조사한 관리들은 잠복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완곡한 형태로 보고를 한 것입니다. 일을 크게 키우지 않고 원만히 끝내고자 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적발된 사람들은 마을에서부터 나가지 못하도록 출향금지 조치되었고, 신앙하고 있던 성기는 ‘이물(불교입장에서의)’로서 몰수 되었습니다. 막부와 봉행소도 이 ‘아마쿠사 붕괴’를 깊게 추궁하지 않았고, 잠복은 메이지유신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 금교령이 해제되자 사키츠스와 신사 옆에 목조형태의 교회가 세워집니다. 그 후 사키츠에 찾아온 프랑스인 사제 하루부 신부가 마을의 중심에 있던 촌장의 집터를 사들이게 됩니다. 이 집터는 예전에 에부미가 행해졌던 장소였습니다.
1934년, 그 집터에 현재의 교회당이 건설되었습니다. 설계, 시공을 행한 것은 테츠카와 요스케 였습니다. 외관은 고딕건축이면서 내부는 일본 전통의 타타미인 희귀한 형태의 교회입니다. 서양을 잘 융합하기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도 보여집니다.
에부미가 행해졌던 장소에는 현재 제단이 놓여져 있다고 합니다. 금교의 시대 약 250년간, 상황에 맞추어 비록 형태는 바뀌었지만 뿌리깊은 의지만큼은 견고하게 이어왔다는 신자들의 마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